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리뷰
총평
🥔감자의 한줄평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떠나보내는 생생한 경험에 동참하면서 공감하고, 치유받을 수 있습니다.
🥔감자의 감상 포인트
1.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떠나보내는 생생한 감각
2. 대비되는 상징물
3. 매력적인 언어의 감칠맛
감상 시 주목할 포인트
1.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떠나보내는 생생한 감각
사랑에 빠져 둘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세계를 스스로 부수는 것은 아래가 내려다 보이지 않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운명처럼 이끌려 서로를 이상화하기도 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에 실망하기도 하며 서로를 탐색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알게 된 둘은 안정감을 느끼고, 둘만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서로에게 서로를 던지는 경험을 하며 사랑은 익어갑니다.
하지만 둘만의 세계가 파괴되는 순간은 찾아오게 됩니다. 절망한 주인공은 그 세계를 놓아주지 못하고 비탄에 빠집니다. 합리화도 해 보고, 운명으로 받아들여보려고도 하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절망 속 주인공이 비탄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사랑으로 인한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다면 공감하고 치유받을 수 있습니다.
2. 대비되는 상징물
이 이야기는 상징물 사이의 대립과 조화에 주목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이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중심을 잡는지 주목해 보세요. 주인공의 '언어'가 더 잘 느껴지실 것입니다.
3. 감칠맛 나는 매력적인 언어 사용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는 너를 마시멜로해."라는 대사가 유명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대신에 주인공이 연인에게 건넨 말인데, 세상에 통용되는 단어인 '사랑'을 사용하지 않고 그들의 식사 테이블에 놓여 있던 '마시멜로'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이상한 표현 같지만, 둘의 이야기에 빠져 있다 보면 그 간질간질한 표현을 이해하게 됩니다. 보통의 언어로는 담을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을 둘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매력적인 언어 사용으로 인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관적 감상
미성숙한 사랑도 가치 있다
처음 이 책을 덮었을 때는 찝찝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또다시 고통스러운 사랑을 반복할 것 같아 어리석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은 이론적인 '건강한 사랑'은 실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치부하며 또다시 비합리적인 사랑에 뛰어듭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주인공을 상상해 보면, 자기 자신을 밑바닥까지 확인한 주인공이 완전히 똑같은 실수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국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건강한 사랑에 한 발짝 다가가지 않았을까요? 여전히 미성숙한 사랑을 하겠지만, 한층 더 성숙해졌을 것입니다. 따라서, 왜 자기계발서의 주인공마냥 단번에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는지 주인공을 책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기
제가 느낀 답답함은 조급함에서 기인한 것 같습니다. 사랑이 고통스러울 때마다, 저는 '건강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채찍질해 왔습니다. 제가 변신이라도 하기를 기대한 걸까요. 그래서 주인공의 새로운 모험을 인정하지 않고, 미성숙한 사랑의 반복으로만 치부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사실 '나는 변하고 싶지만 변하지 못할 거야.'라는 패배의식이 깔려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제 조급함을 알아챈 것 같아 조금은 뿌듯합니다.
건강한 사랑
사랑을 하면, 낭만적인 운명론자가 되기도 하고 냉철한 분석가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니,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나온 것과 같은 건강한 사랑을 하지 못하더라도 사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어떻게든 사랑에 빠지게 되어 있고, 설사 그것이 미성숙하더라도 그 고통을 결국엔 극복하며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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