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리뷰

총평
🥔감자의 한줄평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비참해진 인간의 삶을 보며 인생관을 성찰하게 됩니다.
🥔감자의 감상 요약
주인공은 자아가 없는 껍데기뿐인 인간입니다.
그는 세상을 두려워하고 거부합니다. 그래서 세상 속의 자기 자신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점차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좋고 싫음, 노여움과 슬픔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표출하기도 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과는 달리 '숭고한' 여인과 결혼하여 즐겁고 달콤한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이 모두 비극으로 끝나며 다시 세상을 거부하기 시작한 주인공은 마약에 중독되고, 감정을 잃은 인간실격자가 되어 껍데기뿐인 여생을 살아갑니다.
나약하면서도 치열한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인간답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감자의 감상 포인트
- 주인공의 자아가 흐릿한 이유는 무엇일까?
-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봐준 사람은 있었을까?
- 주인공이 삶을 포기하려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감상 포인트
1. 주인공의 자아가 흐릿한 이유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주인공은 어릴 적 자신이 믿었던 세상이 깨지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이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합니다. 깊은 불안에 잠식당해 어떠한 욕구도 느끼지 못하고 분노, 수치심 따위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릴 적 그는 자아가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익살이라는 가면을 쓰고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연극을 하며 살아갑니다.

2.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봐 준 사람
다케이치한테만은 전부터 저의 상처 입기 쉬운 내면을 예사롭게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 자화상도 다케이치한테는 마음 놓고 보여 주어서 대단한 칭찬을 들었고, 잇따라 도깨비 그림을 두 장, 세 장 그려서 다케이치한테서 "너는 위대한 화가가 될 거야."라는 또 하나의 예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런 주인공을 꿰뚫어본 사람은 주인공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친구 다케이치였습니다. 다케이치는 학교에서 유일하게 주인공의 거짓된 익살을 알아보고 지적하는 인물입니다. 이에 주인공은 다케이치를 두려워했지만 가까이하고 싶었고, 둘은 가까워졌습니다. 어느 날 이들은 반고흐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다가, 우울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자화상을 보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 그림을 '도깨비'라고 칭하며 크게 감동을 받고, 다케이치에게 자신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순간은 주인공이 처음으로 무언가를 희망하는 순간입니다. 이후 스스로 그림을 연마하여 자신의 진짜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다케이치에게만 보여주고 그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그 자화상은 주인공의 일생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걸작이었고, 개성 없는 아류작만 생산해내는 삼류 작가가 되어서도 다케이치에게 인정받는 순간을 떠올리며 위안합니다.

3. 주인공의 좌절과 삶의 포기
글쎄, 듣고 보니 이건 묘하게 지쳐 빠진 궁상맞은 여자로군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없는 사람끼리의 동질감 같은 것이 치밀어 올라와서 쓰네코가 사랑스러우면서 불쌍했고,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미약하나마 사랑의 마음이 싹트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주인공은 삼류 작가가 되어 방황하다 자기 자신이 참담하고 굴욕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세상을 떠나려 합니다. 그는 자신이 동질감을 느끼던 대상인 쓰네코와 함께 삶을 마치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 끌렸습니다. 주인공은 사기범의 아내인 쓰네코에게서 쓸쓸함을 감지하고 동질감을 느낍니다. 강하게 이끌린 둘은 밤을 함께하고, 주인공은 해방감과 행복을 느낍니다. 행복은 그에게 낯선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이 낯선 감정에 쓰네코로부터 도망쳤으나, 곧 예상치 못하게 재회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회의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주인공의 일행이 쓰네코에게서 풍기는 쓸쓸한 분위기를 느끼고는 '궁상맞다'며 면박을 줍니다. 쓰네코 특유의 고독한 분위기를 사랑한 주인공은 그 말을 듣고 청천벽력에 박살이 난 기분을 느낍니다. 그러나 쓰네코와 주인공은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고 고작 눈을 마주치고 쓸쓸하게 웃어버립니다. 그 기분은 너무나 참담했습니다. 그리고 곧 이들이 처한 현실은 정말로 동전 세 닢도 없는 궁상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굴욕적인 심정에, 주인공은 쓰네코에게 함께 세상을 떠날 것을 제안합니다. 결국 이들은 바다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주인공 혼자 살아남게 되고, 쓰네코를 떠올리며 오열합니다.

게다가 그 장점이라는 것은 남편이 예전부터 동경하던 순결무구한 신뢰심이라는 한없이 애잔한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떠나려는 두 번째 시도는 주인공이 귀하게 여겼던, 자신의 아내 요시코가 겁탈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이루어집니다. 세상을 거부하고 불신해 온 주인공과는 달리, 요시코는 무구한 신뢰심을 가진 숭고한 대상입니다. 그런 요시코를 아내로 맞으며 주인공의 삶도 조금은 안정되어갔습니다. 그러나 순진한 요시코는 겁탈당했고, 주인공은 그 순간을 목격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펑펑 울기만 합니다. 더 이상 세상의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게 된 주인공은 수면제를 한꺼번에 털어 넣고 삶을 끝내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하고 맙니다. 깨어난 주인공은 요시코를 떠나 도쿄를 방황하다가 각혈하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이후 그는 마약중독자가 되어 껍데기뿐인 삶을 살아갑니다.

주관적 감상
껍데기뿐인 삶
결국 주인공은 자신을 해방시키던 동질적인 대상도 잃었고, 세상을 믿게 해주던 숭고한 대상도 잃었습니다. 그는 다시 가면을 쓴 익살꾼이 되어 우스꽝스러운 껍데기뿐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어떤 것이 인간다운 삶일까요?
인간다운 삶을 향해
『인간 실격』의 주인공은 여기서 자기 자신의 '개성'이 결핍된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의 인생은 비굴하고, 결말은 비참합니다. 만약 주인공 스스로가 본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어땠을까요?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다움의 시작이자 인간다운 삶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걸작
한편으로는, 주인공이 그린 걸작이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고흐 풍이겠지요. 그래서 제가 읽은 민음사의 책 표지에도 고흐 풍의 자화상이 그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만약에 이 자화상을 그린 이후에도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도 궁금합니다. 조금 더 열정적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과연 삶을 포기하려 했을까요? 했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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